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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로

2024년 12월 3일은 대한민국 정치사에 특별한 날이 될 것 같습니다. 이 날 밤 10시 반 윤석열 대통령은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약 2시간 33분 뒤인 오전 1시 2분에 국회 재석 190명 전원찬성 가결로 계엄이 해제되었습니다. 오늘 아카이브다는 기승전 아카이브, 그 중에서도 대통령기록에 어떤 쟁점이 있는지 얘기해 보겠습니다. 대통령기록은 늘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정상적인 정부일 경우도 그렇지만 탄핵 국면에는 더욱 보존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이번만큼은 예전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긴급히 점검할 것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오늘 전문가 한 분을 모셨는데요. 왠지 저희 인턴기자 쪼기자랑 외모가 비슷해 정감이 가네요. 전 서울기록원장, 현 뉴스타파 전문위원이자 “벼랑 끝의 대통령기록” 저자이신 조영삼 선생님 모셨습니다. 인사해 주시죠.

12.3 사태 개요

다들 어떻게 봤나?

(래도)

(츄츄) 12월 3일은 여느날과 다름없는 일상이 이어지는 날이었습니다.그런데 밤 10시가 넘은 한밤중에 지금 대통령 자리에 있는 자가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늦은 저녁을 먹던 저는 밥숟가락을 내려놓고 동네 친구들과 한 차에 실리는 만큼 모아서 여의도로 달려갔어요. 조금만 늦으면 마포대교나 어디쯤이 봉쇄되어 접근도 안 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몇 분, 몇 시간 지나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왔어요. 거기로 달려가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어떤 운동가거나 지식인이거나, 시간이 많거나 뭐 어떤 특수한, 훈련된 사람들이 아니고, 그냥 저 같은 사람들. 아무도 아닌 사람들이었어요. 앞뒤없는 사람들이랄까?^^; 반가웠어요. 아마도 사람들은, 그 언젠가의 광주처럼, 불의한 일이 자행되고 있는 공간이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고립되지 않도록 마음과 의지와 의식이 차올랐던 거 같아요. 옳다고 믿는 것이 무너지고 있다면, 가까스로 조금 일보시킨 세계가 뒤로 저만치 물러나고 있다면, 그것을 조금이라도, 잠깐이라도 틀어막을 힘이, 기회가, 내게도 있지 않을까. 역사의 한 순간이라는 것은, 사실 지금 내가 아무 생각없이 보내는 이 순간이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그냥 달려갔던 거 같아요. 현장에서는, 춥고, 떨리고, 무겁고, 모든 걸 할 수 있을 거 같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 같은,, 수많은 마음을 느꼈어요. 최근 한강의 <소년이 온다>가 노벨상을 받으며 피비린내가 진동하던 한국의 옛역사의 한 조각을 전세계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었는데요. 그 일이 부끄러웠지만 지금 꺼내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지난, 과거의 어느 순간이고, 그 서러운 시간을 지난 우리는 그보다는 좀 낫고, 그보다는 좀 성숙하고, 그보다는 좀 덜 멍처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었는데, 그때의 일이 지금의 일과 다르지 않고, 역사는 단 한 치도 진보하지 않았고, 더는 옛날일이라며 웃어넘길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에 몸서리가 쳐지기도 했어요. 이후에 계엄이 해제되어도, 군을 철수하겠다고 해도, 왠지 다 거짓말은 아닐까, 방심한 사이에 다시 몰려들어 다 없애버리는 것은 아닐까,, 불안한 마음이 그득해서, 사람들이 얼른 해산을 못했어요. 멀쩡한 것 같지만 하나도 멀쩡하지 않은 세상에 대한 감각이, 째지게 차갑고 사나운 겨울바람만큼이나 생생하게 느껴지는 밤이었습니다. 큰 변이 없어서 다행이고, 동시에 이토록 큰변이 있나 싶기도 한 밤이었던 거 같아요.

(더지) 얼마 전 지인들의 카톡방에서 가짜뉴스를 살포한 누군가가 “[라이브]대통령실 긴급발표”라는 카톡을 올렸다. 또 가짜뉴스 살포? 하며 보다가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말을 듣고 가짜뉴스 정말 잘 만들었구나라고 생각.. 근데 SBS 라이브이길래… 설마 하고 TV를 틀어보니 진짜네… 처음엔 웃음만 나오다가 특전사가 국회 들어오는 걸 보고 점점 현실이구나…. 국회 가결되는 거 까지 보고 담날 일정을 위해 잠들었다.

(대진) 윤석열 기자회견 다 본건 처음이다. 눈빛을 보니 진짜 비상시기라 생각하는 게 느껴졌다. 군인들과 설렁설렁 대치하는 거 보고 별일 없겠지 하고 잤다. 오늘도 일하느라 방송을 많이 보지 못했지만 함세웅 신부의 어제 촌평이 인상적이었다. “어제 다섯 시간은 하나님이 윤석열의 무모한 선택을 통해 정치 외면하고 나서지 않던 사람들에게 그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일깨워준 은총의 사건이다-함세웅 신부”

세대별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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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사태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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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비상계엄의 역사